그러한 것이었다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이었다
그것을 마흔이 되어서야 알았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한없이 따뜻하다가
가끔 뜨겁게 느껴질 때에는
그것이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
내 인생의 사람일 것이라 여겼다
약간의 허물도 어려움도
긴 인연의 한 자락일거라 생각하곤 했다
감싸는 것이
그저 다름이라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것이
아름다운 관계라고
나의 관계에는 끝이 없을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있었다
가끔 어긋나는 인연이 있을 때에는
그 인연이 소중한 인연이었다하면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님을 슬퍼하기도 했다
그 슬픔 또한 잘못된 기대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던 것을
이제는 안다
때로는
한 때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느껴지던 존재가
한 순간 사라져버리기도 하고
또 적당히 따뜻해서 생각할 때마다 든든했던 존재가
어느 순간 공유할 것이 없어지며 소멸되기도 한다
그러한 것이었다
아무 것도 없이 어느날 이 세상에 왔던 한 존재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 모든 삶의 시간들을 뒤로한 채 사라지는 것이 순리인데
모든 것을 끌고 갈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저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었다
다가오는 파도도 멀어져가는 파도도 있음을
그 파도 사이에서
적당히 떠밀려가고 떠밀려오며
시간들을 흘려보내는
그러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