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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4, 비밀의 책

by 햇살사람 2019. 11. 2.

1764, 비밀의 책

조경숙 글, 김태현 글/해와 나무

 

 

역사를 가르치면서 이런 저런 책들을 고를 때 아무래도 역사 관련 책들에 더 눈길이 간다.

엄마따라 방학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여러 번 방문한 승아를 위해 대출받아 왔는데

한 번 펼쳤다가, 끝까지 멈추지 않고 읽은 책.

1764, 비밀의 책.

 

작가님의 역사지식이 촘촘함이 느껴지는 이야기 구조였다.

 

1764년 일본에 외교사절단으로 갔던 조선통신사의 역관이 한 명 살해된다.

역사기록에 있는 이 사실 하나로, 작가는 여러 사료를 검증함으로서 구체적인 스토리가 탄탄하게 짜여졌다.

 

가난해서 대마도에 살게 된 산이는 일본어와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통신사 단원인 스즈키 덴조에게 발탁되어 통신사로 일본에 건너가게 된다.

하지만 나의 뒤를 봐주던 스즈키 덴조가 요주의 인물이고 선의로서가 아니라 필요해서 나를 데려왔음을 알게 되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스즈키는 약재경작기라는 조선의 인삼재배법 및 조선 약초들의 종료와 효능이 적힌 책이 필요했던 것이고

이 것은 스즈키 혼자만의 계획이 아니라 비공식적으로 뒤에서 손을 잡은 통신사 높은 지위의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만든 책이었던 것이다. 몇년 간 조선의 동식물에 대해 연구한 이 보고서를 이제 넘기기만 하면 되는 과정에 말려든 산이.

이 거대한 소용돌이의 중심에 휘말린 산이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때에도 일본은 조선의 동식물을 알아내기 위해 이렇게 백방으로 수를 쓰고 있었고, 자기네 나라에 온 통신사 역관까지 살해를 하고. 살해 뒤에도 여러가지 수를 들이며 자기네 나라의 살인범은 처벌을 하지않고 그 살인조차 정당한 방어였다고 거짓역사를 서술해 놓았다는 이야기 구조.

 

게다가 대마도에 살면서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생각이 희미해진 2세대인 산이가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해보는 부분은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350여년 전 벌어졌던 이 사건은 역사의 한 에피소드로 끝날 수 없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서사가 덧씌워져있긴 하지만 역사의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이니 완전한 허구라고 볼 수 없다.

훌륭한 역사 동화 한 편,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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